과외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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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토익 200점대, 지방대 출신이 대한항공 승무원이 되기까지”

안녕하세요! 대한항공 3년차 승무원입니다

승무원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지방대 문과를 졸업했어요. 나름 학창시절에 공부를 보통은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수능을 망치고 지방 대학교도 추가모집 전형으로 겨우겨우 들어가다보니 ‘취업 만큼은 실패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어요.
“처음부터 엄청난 사명감으로 승무원을 꿈꿨던 건 아니에요. 제 외향적인 성향을 감안해서 진로를 고민하다 보니, 사람을 만나고 이동이 많은 서비스직에 관심이 생겼어요. 이왕이면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더 넓은 기회를 만들고 싶었고, 현실적인 이유도 함께 고려해서 대학교 2학년 때 승무원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2학년때부터면 일찍 준비하셨는데 과정은 어떠셨나요?
 “방향을 정하고 나서 채용 공고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자격요건에 ‘토익 550점 이상’ 토스/오픽 같은 어학성적 기준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아, 토익부터 시작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토익 점수는 어느 정도였나요?
 ”처음 본 토익은 245점이었어요. 말로만 듣던 신발 사이즈 점수가 나온거죠.. 정말 참담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때는 주어, 동사, 목적어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몰랐어요. 토익 유형도 모르고, 기출도 전혀 모르는데 영어 기초까지 부족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영어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토익 단어를 수험생처럼 외웠고, 술자리, 동아리, MT같은 친목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십대때 목표없이 살고 공부하지 않았던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토익 점수가 올랐나요?
 ”정말 꾸준히 열심히 했어요. 최소한의 알바 시간만 제외하고 대부분 시간을 공부로 보냈고, 자연스럽게 학점도 잘 받을 수 있었어요.
토익은 245점에서 시작해서 420점, 635점, 720점, 850점, 그리고 930점까지 올렸습니다. 정말 계단식으로 서서히 올랐어요. 남들은 ‘700점은 기출만 잘 풀어보면 되고, 6개월만 바짝하면 800점을 만든다.’ ‘1년 하면 900점은 누구나 넘긴다’. 라는 말에 조바심이 들기도 했지만 저만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묵묵하게 했어요. 그렇게 4학년이 되기 전, 약 2년 만에 900점대를 만들었어요.”
“저만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묵묵하게 했어요”
 “어학점수를 만들고 나서는 승무원은 결국 면접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먼저 기본을 쌓고 그다음 면접을 준비하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학점 관리와 면접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면접 준비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문제는 제가 면접 준비 방법을 전혀 몰랐다는 거예요. 지방에는 승무원 과외는 커녕 다른 승무원 준비생, 스터디를 찾기도 어려웠어요.
그러다 제 친구 언니가 승무원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부탁해서 언니를 찾아갔습니다.
‘저 승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면접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렇게 여쭤봤어요.”
현직 승무원 언니는 뭐라고 말씀해주셨나요?
”처음에는 제가 막연히 대책없이 그냥 승무원이 하고 싶어 하는 동생 친구 정도로 보신 것 같아요. 먼저 학점과 토익부터 물어보셨어요.
제 점수를 말씀드리니까 그제야 조금 다르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다만 명확한 답변을 알려주시진 않았어요. 언니는 항공학과를 졸업하셔서 저랑 준비과정이 다를 것 같다고 하시면서요.
‘승무원은 다양한 문화의 승객을 만나기 때문에 정답을 두고 사람을 뽑지 않는다. 면접에도 정답은 없으니까 많이 지원해서 면접을 경험해 보는 수 밖에 없다.’
라고 말씀을 해주셨고, 일단 직접 부딪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부딪혀본 면접은 어땠나요?
”4학년 1학기에 학점과 토익점수는 자신 있어서 무턱대고 그때 채용공고가 났던 LCC 항공사에 지원해봤어요. 거짓말처럼 첫 지원에 서류 전형에 합격했습니다.
그래서 면접 전날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했어요. 학교에서 대여해주는 면접복을 입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 몸에 잘 맞는 옷은 아니었어요. 유튜브에서 찾아본 헤어를 혼자하고 면접관 앞에 섰던 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면접관이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셨는데,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어요.
‘면접을 많이 어색해 하는 지원자로 보시는구나.’ 그런 느낌이었어요.”
많이 긴장하셨을 것 같아요.
”정말 많이 긴장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쉬운 질문에도 엉뚱한 대답을 할 정도로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다양한 지원자들이 있었어요. 어색하게 웃고 있는 지원자, 메이크업이 과한 지원자, 훤칠하게 생긴 지원자, 아나운서처럼 보이는 지원자도 있었어요. 그때는 제가 너무 평범하다는 생각에 많이 좌절했습니다.”
첫 면접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면접이 끝나고 면접장을 나오는데, 다른 지원자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어요. 서로 어색해하면서도 말이 잘 통했고 신기하게도(?) 모두 탈락해서 이후에 같이 승무원 준비를 하고 면접 스터디를 하는 사이가 됐습니다.
면접은 망쳤지만 그날이 제게는 중요한 계기였어요. 혼자 준비하던 상태에서 벗어나, 실제 면접이 어떤 분위기인지 경험으로 알게 됐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준비해야 할지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첫 면접은 제대로 망쳤지만, 오히려 면접의 방향성을 잡게 된 시간 이었습니다.”
이후 지원 결과는 어땠나요?
”정말 공고가 뜰때마다 거의 다 썼어요. 진에어 실무 탈락, 에어부산 실무 탈락, 티웨이 임원 탈락, 대한항공 임원탈락까지 떨어질때마다 면접 때 어땠는지, 다음 면접에서는 어떻게 보완할지 직접 글로 적어봤어요. 그리고 면접 스터디에서 그 부분이 고쳐졌는지 위주로 봐달라고 부탁했구요.”
“그리고 다시 도전한 대한항공에 최종 합격하게 됐습니다.”
저비용항공사에서 탈락하고 대형항공사에 합격한 케이스네요.
”맞아요. 저는 여러 LCC 실무, 임원에서 탈락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준비생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승무원 준비생이라면 항공사를 너무 가리지는 않았으면 해요.”
‘첫 지원은 아껴야 한다’, ‘준비가 완벽히 됐을 때 지원해서 한 번에 합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승무원 채용에는 워낙 많은 지원자가 몰리잖아요. 수천 명의 지원자 중 누가 어느 단계에서 떨어졌는지를 모두 세세하게 기억하고 일일이 지원자 평가에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항공사를 가리지 않고 채용 공고가 뜰때마다 거의 다 지원했습니다. 오히려 면접을 많이 보면서 알게 된 게 있어요. 항공사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저와 잘 맞는 회사가 분명히 있다는 거예요.
저비용항공사 실무에서 탈락하기도 했지만, 다른 전형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어요. 결국 중요한 건 한 번에 붙는 게 아니라, 계속 부딪히면서 나와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을 거치면서 발전한 이유도 있겠지만, 제 스펙이나 저라는 사람 성향이나 모습은 크게 바뀌진 않았는데 다양한 항공사에 지원하다보니 특정 항공사랑 좋은 결과가 있었고, 결국 대한항공과 합이맞아 승무원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요한 건 한 번에 붙는 게 아니라, 계속 부딪히면서 나와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락이 반복될 때 힘들지는 않았나요?
”너무 힘들었어요. 연속 탈락 하면서 친구랑 술 마시다가 울기도 했고, 면접 끝나고 자취 방으로 돌아와서 혼자서 ‘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문을 두드렸고, 결국 문이 열렸어요. 실제로 입사해보니 저보다 오랜 기간 준비한 장수생도 있었습니다. 준비 기간이 길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수 많은 탈락을 겪었지만, 계속 지원하고 다듬어 나가다보니 결국 합격했습니다.”
면접 답변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저는 기출 질문과 예상 질문 리스트를 뽑아서 키워드 중심으로 답변을 작성했어요. 답변 전체를 통째로 외우기보다는, 키워드를 활용해서 실제로 말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평소에도 혼자 질문해보고 스스로 답변을 중얼거렸어요. 면접 전날에는 첫 면접에서 만난 준비 스터디원들과 반짝 스터디를 하면서 실전 감각을 찾으려고 했어요.”
“답변을 통째로 외우기보다, 키워드를 잡고 실제로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롤플레잉 답변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롤플레잉 답변은 상황별로 하나하나 외우기보다, 먼저 제가 어떤 태도로 상황을 대할지 정리해두려고 했어요. 면접관분들이 정말 보고 싶어 하시는 건 ‘정답처럼 역할을 잘 수행하느냐’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지원자가 어떤 태도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 하는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앞부분에는 상황에 대한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고, 뒷부분에는 ‘~ 그리고 해당 상황을 동료들과 공유하여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세심하게 케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런식으로 어떤 상황에도 연결할 수 있는 답변의 틀을 만들어두었어요.
실제 면접에서는 큰 틀은 유지하고 상황에 맞춰 조금씩 바꿔서 답변하는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www.instagram.com/on.aireal 다양한 롤플레잉 케이스는 에어리얼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영어 면접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저도 회화가 되는 편은 아니었어요. 토익만 열심히 공부한 전형적인 한국식 영어 공부를 했기 때문에, 영어 면접은 예상 질문을 적고 모든 답변을 암기했습니다.
다행히 영어 면접은 아주 깊은 내용을 물어보기보다는 스몰토크 위주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암기 답변으로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은 꼭 필요해요. 하지만 회화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단계별로 이미지를 다르게 가져가셨나요?
”네. 1차 실무면접 때는 정숙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반면 임원면접 이후부터는 너무 밝기만 한 모습보다는 조금 더 진지한 태도로 임했습니다. 단계별로 면접관이 보는 포인트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분위기에 맞게 제 모습을 조절하려고 했어요.”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도 첫 면접에서 옷차림부터 답변까지 모든 게 어색했고, 주변 지원자들을 보며 제가 너무 평범하다고 느꼈어요. 여러 항공사 실무에서 탈락하기도 했고, 임원면접에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대한항공에 입사하게 됐어요.
중요한 건 지금 탈락이 최종 결과가 아니라는 거예요. 면접을 볼수록 나와 맞는 회사가 보이고, 내 답변도 다듬어지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됩니다.
승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면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눈에 보이는 문을 계속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 나와 맞는 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탈락이 최종 결과는 아니에요. 면접을 볼수록 나와 맞는 회사가 보이고, 내 답변도 다듬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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