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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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종면접 탈락만 5번. 국내 LCC 합격하고 해외 FSC 까지 왔어요."

안녕하세요! 캐세이퍼시픽 신입 객실 승무원입니다

캐세이퍼시픽이면 홍콩 항공사네요. 홍콩에 살고 계신 건가요.
"네! 베이스는 홍콩이에요.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집마다 다르지만 2명 또는 3명이 한 아파트를 쓰게 되요. 각자 방은 제공되고요. 욕실은 (2명사는 집은) 1개라 공용으로 사용 해요. 홍콩이랑 한국이 가깝다 보니 평균 한달에 2번 정도(일주일 이상) 한국에 오고 있어요."
홍콩 생활은 어떤가요. 외항사 준비하시는 분들이 해외 체류도 궁금해 하실 거 같아서요.
"사실 전에 여행으로 홍콩에 방문했을 땐 저랑 잘 맞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홍콩으로 오는 걸 많이 고민했는데, 우선 괜찮다고 느껴요. 다른 중화권 나라보다 훨씬 영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외국인 비율도 높아서 살기 좋아요. 홍콩에서 지금 한국 드라마랑 영화 인기가 정말 많아요! '사랑의 불시착'이랑 '기생충'은 다들 알고 있을 정도에요. 한국 아이돌도 많이 좋아하고요. 한국인이라고 하면 많이들 좋아해 줘요. 하하하. 비행 하면 홍콩 친구들이 저한테 한국 화장품 추천해 달라고 많이 하고 그래요."
준비과정을 자세히 알려주세요. 준비 기간, 어떤 방식으로 준비 하셨나요
"제가 준비 할 때는 감사하게도 공채 풍년이었어요. 다만, 외항사 공채가 없어서 국내 항공사 면접을 준비했어요. 한달에 많을 때는 두세 군데 면접 보고 그랬어요. 많이 지원하고, 많이 탈락해서 첫 합격 까지는 6개월 걸렸어요."
"저는 대부분 최종 면접에서 떨어져서 준비 당시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최종 면접만 5번 탈락 했고, 다 합치면 더 많아요. 대한항공 최종 탈락 - 아시아나 임원 탈락 - 싱가폴 항공 파이널 탈락 - 티웨이 최종 탈락 - 에어부산 임원 탈락(불참) - 대한항공 최종 탈락 - 진에어 실무 탈락..." "뭐가 잘못 됐는지 너무 알고 싶었는데 스터디나 과외 도움을 받아도 뚜렷한 이유를 찾진 못했어요. 갈수록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 길이 맞나 라는 의구심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단 계속 부딪히다 보니까 승무원이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결국 제주항공, 싱가폴 항공 최종 합격 했어요. 포기하지 않았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일단 계속 부딪히다 보니까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포기하지 않았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제주항공 싱가폴 합격 하셨는데, 둘다 안가고 캐세이퍼시픽을 준비하셨던 건가요
"제주항공 재직 중에 캐세이퍼시픽으로 이직했어요. 제주항공에서는 일년 남짓 일했어요. 제주항공 준비하시는 분들 위해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서류는 첫 지원에 붙었어요. 자소서 쓸 때 글자 수 꽉 채웠고요. 여러번 읽으면서, 읽기 쉽게 고치는 작업 반복해서 가독성 높였어요. 면접은 1차, 2차 둘다 40~45분 정도 봤어요. 질문도 예상 못한 것들이 많아서 차분하게 떨지 말자는 생각 가지고 임했어요. 시간이 길다 보니 꾸며 내다보면 티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정말 아는 이모, 삼촌이랑 얘기한다 생각하고 봤어요."
"시간이 길다 보니 꾸며 내다보면 티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정말 아는 이모, 삼촌이랑 얘기한다 생각하고 봤어요."
제주항공 가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직 결심한 계기나 이유가 있었나요
"제주항공도 정말 좋은 회사에요. 합격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다녔지만, 제주항공 합격 당시 싱가폴 항공 입사 포기하고 들어갔기 때문인지 외항사와 메이저 항공사에서 일 하고 싶다는 미련이 남아 있었어요. 외항사가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이기도 하고, 다양한 취항지도 즐기고 싶었고요.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라 서비스 보다는 기내에서 각종 물품 판매를 해야 하는 편이에요. 손님들에게 서비스하는 승무원이 되고 싶다는 아쉬움을 많이 느꼈어요."
항공사 재직 중에 외항사 이직 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입사 일년 차라 병가나 연차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말 운이 따랐다고 할 수 밖에 없어요. 정말 운이 좋았어요. 카타르항공 면접은 스케줄 때문에 못 갔거든요. 캐세이 면접은 쉬는 날은 아니었지만, 인천공항 도착해서 바로 뛰어가서 볼 수 있었어요. 정보 수집은 주변에 같이 준비하는 친구들한테 도움 많이 받았고요."
"회사에 다니고 있던 시기라 많은 준비를 하지는 못했어요. '떨지 말고 그냥 정말 편하게 보자!' 라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나 자신을 보여주는데 집중했어요. '당연한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막상 면접을 보다 보면 떨지 않고 편하게 면접 보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 '떨지 말고 그냥 정말 편하게 보자!' 라는 마음으로 솔직하게 나 자신을 보여주는데 집중했어요."
어학 성적은 미리 외항사를 염두하고 만들어 두셨던 건가요.
"대학교 다닐 때 인턴이나 대외활동 하려면 어학 성적이 필요해서 미리 취득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어학 성적을 미리 만들어 둔 덕분에 면접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하더라고요. 하하. 승무원 준비하실 거라면 가능한 어학은 미리 미리 준비해 두시는 걸 추천 드려요!"
한창 준비할 당시 나이와 스펙은 어땠나요
"승무원 준비는 26살에 시작했어요. 인서울 4년제 정치외교, 무역학과 복수 전공 했고 어학 성적은 토익 975점, 토스 레벨 7. 미국 교환학생 6개월, 무역회사 인턴 6개월, 면세점 근무 1년도 전부 기재했어요."
승무원 생활하면서 좋은 점,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좋은 점은 1. 항공권 복지 할인 가장 큰 복지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제주 항공은 가족들까지 제공되고 제주도 편도 3,000원 일본은 만원 대에 수화물 20kg까지 제공 되서 가족들이 정말 많은 혜택을 봤어요. 캐세이 퍼시픽은 가족 4명+1명 지정(보통 남자 친구로 많이들 하세요. 하하)에게 항공권이 나와요. '제드(Zed)'란 제도를 통해 세계 항공사 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도 있고요! 2. 스케줄 근무 이게 어떤 분들에겐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9-6 사무실 근무가 맞지 않는 저 한테는 정말 큰 장점이에요. 하하하. 캐세이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전 기준) 평균 한달에 3~5개 비행을 하고 온전히 쉬는 날은 12~15일 정도라 워라벨 최고라고 생각해요. 쉬는 날 잘 이용해서 취미나 배우고 싶은 것들 배우면 정말 좋아요!" "힘든 점은 1. 체력 체력 떄문에 퇴사하시는 분들도 정말 많을 만큼 가장 큰 단점인 것 같아요. 밤샘 비행이나 시차가 아예 다른 미주 비행 같은 경우 정말 힘들어요. 홍콩에서 뉴욕까지 15시간 정도 걸리는데 5시간 레스트(rest)를 받아도 정말 힘들어요.ㅠㅠ 전 승무원 오래하고 싶어서 영양제, 홍삼 챙겨먹고 틈날 때마다 꼭 운동 하려고 노력해요. 2. 손님 컴플레인 승무원 준비생 때 이부분 가장 많이 걱정 했는데 생각보다 진상(?) 손님이 많지는 않아요. 회사 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캐세이에서는 제가 승무원으로 프로시져(procedure)를 따르고 최선을 다했으면 회사에서 보호해주는 분위기라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에요. 그래도 이런 손님을 만나면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어서 랜딩 후 호텔에서 맥주 한잔 필요해요.ㅠㅠ 잘 털어 버리고 잊어버리는 성격이 일 하기 편해요."
입사 전 상상했던 승무원과 현실 승무원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생각보다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요. 저는 체력 만큼은 자신있는 편이었는데, 일 하다 보니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타이밍이 오더라고요. 기내에서 무거운 걸 들고 나르는 일도 많고 장시간 비행은 정말 체력이 필요해요" "서비스vs안전. 승무원은 서비스직이라고 생각했지만, 승무원 주된 업무는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 요원'이에요. 회사에서도 서비스 관련 문제는 커버가 될 수 있지만, 안전 관련 문제는 정말 엄격해요. 안전 업무가 중시되기 때문에 승무원 준비생 분들께서도 면접 때 이런 부분 잘 어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미래에 함께할 후배를 기다리는 입장에서 승무원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어떤 후배와 일 하고 싶은지 알려주세요.
"저도 신입이라 말하기 부끄럽네요. 하하. 승무원이란 직업이 예쁜 유니폼 입고 여행 다니는 게 아니라 힘든 일도 많다는 점을 알고 지원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체력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고요. 오래 일 하시려면 말씀드렸던 것 처럼, 힘들었던 일은 훌훌 털어 버리는 성격이 좋은 것 같아요. 저도 힘든 일은 비행기에 두고 내리려고 노력 하거든요." "승무원이 힘든 부분도 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승무원 준비생 분들께서 꼭 원하시는 항공사에서 윙 다셔서 행복하게 비행 하셨으면 좋겠어요"
비행 하면서 자주 겪는 난처한 상황이나 요청은 어떤 게 있고, 어떻게 대처 하시나요.
"승객 분들이 개인적으로 번호를 물어 보실 땐..."
롤플레잉 답변은 https://www.instagram.com/airreal_fly 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여러가지 이유로 승무원 말고 다른 길을 고민해야 하는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제 주변 친구들도 고민이 많더라고요.ㅠㅠ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시간에 어학이나 다른 스펙을 업시켜서 공채가 떴을 때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나이나 공백기가 걱정되는 분들은 플랜비나 전공을 살리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꼭 서비스직이 아니더라도 사회 생활 경험은 본인을 성장시키고 과정에서 배울 부분이 있으니까요. 면접에서 사용할 에피소드도 늘어나고요. 하하." "다들 너무 힘든 시기이지만, 다들 꼭 승무원되실 분들이고! 그 시점에 차이가 조금 있는거라고 생각하시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나 공백기가 걱정되는 분들은 플랜비나 전공을 살리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꼭 서비스직이 아니더라도 사회 생활 경험은 본인을 성장시키고 과정에서 배울 부분이 있으니까요. 면접에서 사용할 에피소드도 늘어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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